연극/2016

2016.01.23 연극 <달빛 안갯길>

april.on 2017. 3. 11. 15:49

2016.01.23 15:00 연극 달빛 안갯길
_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쓰다 소키치_남명렬
꼽추 승려_조연호
송씨_김왕근
이기현_임형택
이선규_정원조
민갑완_김유리
아랑_류혜린
선묘_박별

달빛 안갯길 첫공연 :D
필로우맨때부터 기다렸던 작품인데, 보러가는 과정이 참 힘들었다 ㅎㅎㅎㅎㅎ
티켓오픈부터 1열에 앉기까지의 과정이 참... 이 얘기는 더이상 하고싶지 않네요.
공연 기획사가 정말 답답할때가 있는데, 이번에 좀 심했다...

스포일러가 있을수도 있어요 :D

이 이야기는 민갑완 여사가 부석사로 오면서,
그리고 젊은 역사학자 이선규가 소키치 선생과 함께 부석사로 오면서 시작된다.
실화와 설화가 섞여있는 이야기 구조.
보다보니 묘하게 어디가 실화고 어디가 설화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
크게보면 이선규와 소키치선생의 이야기가 하나,
민갑완 여사가 부석사로 오게된 이야기가 하나,
그리고 두번째에 얽혀있는 부석사에 관련된 설화가 하나.
이선규라는 젊은 학자의 역사관 변화가 이 이야기가 하고싶은 말임을 알 수 있는데,
민갑완 여사의 이야기는 이선규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있지는 않은 것 같다.
두가지 이야기가 따로 노는 느낌...
그리고 중심인물이 누구라고 말하기에도 조금 애매한 느낌.

암전이 너무 많고, 장면전환이 너무 급작스럽다. 특히 선묘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더더욱 ㅎㅎㅎㅎㅎ
이게 실제인지 환상인지도 굉장히 애매하고... 다시 보면 조금 정리가 될 것 같기도한데.
창작산실 심사평에 있던 전설의고향 얘기가 왜 나온지 알 것 같았다...
여우 울음소리 들리는데 이건 그냥 전설의 고향...^^;;;
선묘가 아랑이와 얘기하면서 대사님이 환생하신게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 머릿속에 물음표가 백만개쯤 떠다녔다. 새로운 로맨스가 시작되는줄 ^_T
마지막에 선묘는 왜 춤을 추며 사라지는가.
그리고 보면서 불편한 부분도 있었고...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에 대한 이선규와 소키치의 대립 장면이 나오는데,
그 부분은 몹시 마음에 들었다.
지나온 길을 바탕으로 앞으로 나아갈길을  찾기위해 역사를 기록하는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과거를 정리해나가는가.
젊은 역사 학자의 고민이 한순간에 정리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반대입니까?' 라는 대사 한마디로.
이 극이 진행되는 시대에도, 지금 현재에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여전히 저 두가지가 대립되고있으니 참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극이 어떻든 주제 하나는 참 훌륭하다.

근래에 본 연극중에 너무 현실을 담고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든다.
대놓고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도있고, 한번 돌아서 생각해봤을때 현실인 작품도 있었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사람들이 한번쯤 봤으면 어떨까 하는 작품.

작품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배우얘기. 내 믿보배 명렬쌤... 너무 좋구요 ;ㅅ;
그리고 이 작품을 기다리게만든 원조배우.
엘리펀트송 보다가 똑똑한(물론 나중에 똑똑해짐ㅋㅋㅋ) 학자로 보니까 되게 좋다.
의상도 마음에 들고, 두분이 한무대에 있는거보니 참 좋았다.
이거 말고도 같은 무대에서 연기하는거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한번 본 감상은 여기까지. 다시 보면 또 다르게 보이겠지.
공연기간이 짧아서 많이는 못보겠지만...

커튼콜 촬영이 되는지 안되는지 몰라서 일단 단렌즈만 챙겨갔는데,
생각보다 무대를 깊게써서 사진이 조금 아쉽다 ;ㅅ;
계속 느끼고있는건데, 원조배우님 턱만 좀 아래로 당겨주셨으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