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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2016

2016.03.24 연극 터키블루스 관객과의 대화

by april.on 2017. 3. 11.

2016.03.24 연극 터키블루스 관객과의 대화

_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김시완_김다흰

임주혁_전석호

악어떼_박동욱, 임승범

기타_권준엽

키보드_정한나

연출_박선희


공연 끝나고 진행되었던 관객과의 대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나한테는 독이 된 관대였다. 그냥 저 자리에 있지 않았어야했어...


역할바꾸기와 질의응답시간.

동욱배우와 승범배우가 보여준 터키블루스는 몹시 새로운 느낌이었다 ㅎㅎㅎ

터키블루스도 좋았고, 서시도 좋았고.

다흰, 석호배우는 블루스브라더스 겸 사운드, 조명오퍼레이터.

이 배우들 정말 좋아.


그리고 질의응답시간.

관대 신청받을 때 질문도 같이 받았는데,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렸다.

사전질문을 받는 이유는 매끄러운 진행과 시간절약이 이유인데, 갑자기 현장질문을 받기 시작했고 그대로 끝.

연우무대쪽에 물어보니 앞부분 진행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그랬다는데,

그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질문 썼던 관객들은 뭐가되는건가...


현장 질문은 파타라 전설, 배우들 연기에 대한 내용 그리고 주혁이 마이크에 관련된 이야기들.

파타라 전설이 빠진 이유와 터키블루스라는 극이 보여주고자하는것에 대한 연출의 대답이 정말...

연출 인터뷰를 다시 읽어봐도,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터키블루스가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극중 시완이와 주혁이의 관계가 우정인지 사랑인지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건가...

같은 역할을 세번이나 한 배우 입에서 초재연때는 그걸 잘 표현을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건지...

연출이라는 사람이 선을 그어버리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공연 보고 느끼는 내 생각들을 모조리 막아버리는 느낌이다.

조금, 아주 조금도 사랑으로 보이면 안되니까 그런 요소들을 다 빼버린 느낌이고

그래서 이번 공연은 누가봐도 우정으로 보이니까 연출 입장에서는 그 의도를 잘 표현하기는 했네.

공연 자체의 느낌이 무너지고, 캐릭터 성격이 무너진 것 처럼 보이는건 내 기분탓인가 ㅎㅎㅎ

시완이가 여전히 그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느낌을 받았던게 다 그래서인가보다.

재연의 시완이가 돌연변이인걸 사람들이 알까봐 걱정했던 인물같았다면, 이번 공연의 시완이는 돌연변이로 보일까봐 사서 걱정하는 느낌이다.

이번 공연을 보고있으면 주혁이는 그냥 추억에 불과한 느낌이다.

왜 찾으려하는지도 모르겠고... 왼손잡이를 왜 부르는지도 모르겠고...

공연 보면서 바뀐부분들을 내 나름대로 이해해가면서 내안의 터블을 완성해가고있었는데, 다시 첫공연날로 돌아간 기분이다.

아 이건 이래서인가보다. 그래서 그렇게 했었구나...하면서 정리해가고있었는데 '얘아, 니 생각은 틀려. 그게 아니라 이거지.'라는 말을 들은 기분...


돌연변이로 보일까봐 조마조마하며 살아왔던 과거의 시완이랑 지금의 터키블루스라는 극이 뭐가 다른건가...

시완이는 그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극이 전하려는 이야기 자체가 틀어지는 느낌이다.

도대체 연출이 '우정'에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아무도 뭐라고한적이 없는데...?


이날 공연은 정말 좋았는데, 관대 끝나고나니까 너무 속상해서 울고싶은 기분이었다.

관대 이후로 공연 한번 더 봤는데, 이걸 쓰고있는 지금도 터키블루스를 마주할 자신이 조금 없다.

너무 보고싶어서 기다렸던 작품인데, 이게 뭔지...